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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6억으로도 살 수 없는 것

[뷰스레터 플러스] MZ세대의 투자, 집 안 사도 주식은 사는 세대

황동혁 감독의 ‘오징어 게임’이 전세계에서 큰 화제죠.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이 90개국에서 1위를 했으며 1억1100만명이 시청,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은 시청자수를 기록한 드라마가 됐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 드라마는 황 감독이 무려 10년전에 완성된 시나리오라고 밝혀 놀라게 했죠.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이던 지난 2008년, 황 감독이 큰 빚을 지고 힘든 생활을 꾸려갈 때, ‘목숨을 걸고 돈을 벌 수 있는 게임’이라도 참여하고 싶은 마음으로 시나리오를 썼다고 합니다. 당시에 ‘황당무계하다, 공감할 수 없다, 잔인하다’라는 혹평을 들으며, 투자와 캐스팅에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감 있고, 공감이 간다' 는 극찬을 받았습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10년전보다 더 극한 경쟁에 내몰린 정글 같은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코로나19는 그 흐름을 가속화했죠. 2030 세대는 사회에 나오자마자 빚부터 지게 됐고 주식·비트코인과 같은 투자에 눈을 돌리며 한방의 일확천금을 노리고 있습니다.

미국도 다르지 않습니다. 수백만 명의 미국 신규 투자자들은 이전 세대와는 다른 사고와 행동 방식으로 주식 시장에 뛰어들고 새로운 투자 문화를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미국 젊은 세대의 ‘머스트 해브(must have)’ 앱인 ‘로빈후드(Robinhood)’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코로나19 이후 급부상하며 금융의 민주화를 이룬 주식 앱, ‘로빈후드’는 과연 우리들의 ‘의적'일지 아니면 ‘역적'일지 그 이면의 이야기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美 청년들의 새 투자문화 4가지


저는 미국에서 대학을 막 졸업한 지난해 봄에 처음으로 주식을 접했습니다. 유튜브를 통해 경제 관련 영상과 뉴스를 찾아 보고, 레딧(Reddit)의 주식 커뮤니티에도 들어가 다양한 주주들의 대화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단순히 주식을 하는 행위보다, 주식을 하기 위해 새로운 공부를 하고 친구들과 세상이 흘러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즐거웠습니다. 돈을 소비하는 방법이 시간을 소비하는 방법까지 바꿨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퍼블릭닷컴(Public.com)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7%는 투자를 시작한 이후로 돈과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고 합니다. 평상시에는 지나치던 주식 뉴스를 이제는 더욱 집중해서 보고, 관련 내용을 내 삶에 적용시킬 수 있는 방법까지 찾게 된다는 해석이죠. 또한 응답자의 43%는 상대방이 자신이 괜찮다고 생각하는 투자 종목을 가지고 있을 경우,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고 대답했습니다. 이렇게 투자는 상대방과 나의 공통 관심사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하나의 지표로서 사람들의 관계망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더밀크는 수백만명의 미국 신규 투자자들이 만든 새로운 투자 문화 2가지를 더 발견했습니다. 미국 청년들의 새로운 투자 문화, 여기서 확인하세요.

유튜브 주식스타 된 3대 비결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이를 투자 기회로 삼은 MZ세대들이 많아졌으며, 특히 여성 투자자의 비중도 함께 높아졌습니다.

친근한 이미지의 투자 전문 유투버 로즈 한(Rose Han)은 “CNBC 방송을 켜면 다 나이 많은 백인들인데, 나는 그들처럼 생기지 않았다. 공감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의 팔로워 역시 TV 주식 방송에서 보이는 전형적인 인물들과는 거리가 멀다는 주장입니다. 그녀는 “여성 구독자들은 나 같은 사람(유색인종 여성)한테 주식에 대해 배우는 걸 더 선호한다”라고 했습니다. 또 다른 여성 주식 스타, 토리 던래프(Tori Dunlap)는 여성들이 서로 편안하게 투자에 관련한 팁을 공유할 수 있도록 ‘판단하지 않는 투자 커뮤니티(Nonjudgemental investing community)’ 앱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얀 셔츠를 입은 남성만 나오던 주식 방송 시장은 저물고 있습니다. 새로운 투자자들의 성향을 이해하고 그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눈높이 콘텐츠 제작이 필요해지고 있습니다.

차세대 주식투자 스타들의 비결, 전체 내용은 여기서 확인하세요.

로빈후드, 금융의 의적?



애니메이션 '로빈후드'의 한 장면 (출처 : Giphy)

저는 최근에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 인기 미드 ‘더 보이즈(The Boys)’를 인상 깊게 봤습니다. ‘더 보이즈'는 흔히 알고있는 권선징악의 영웅 이야기가 아닙니다. 초능력을 가진 슈퍼히어로 집단은 국민을 지켜주는 영웅 행세를 하지만, 사실은 제약회사에서 만들어낸 비즈니스 모델이었습니다. 슈퍼히어로를 내세워 뒤에서 국가 및 대기업 차원의 암거래들이 이뤄졌고, 영웅들은 자신의 능력과 권력에 취해 국민들을 유린합니다. 악당에 맞서 싸우는 영웅들이 알고보니 악당보다 더 악랄한 짓들을 꾸미고 다닌 셈이죠.

영웅의 이름을 빌린 비즈니스, 금융의 민주화를 이룬 투자 앱 ‘로빈후드’가 떠올랐습니다. 로빈후드는‘부자들을 약탈하여 가난한 이를 돕는' 의적이자 명궁의 대명사로 불립니다. 주식거래 앱 로빈후드도 그 이름에서 따와 수수료 없는 ‘모두를 위한 금융시장'을 개척했습니다. 헤지펀드와 같은 부자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금융시장에 대한 접근권을 주겠다는 좋은 의지로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이용자 수가 늘면서 사이트 마비, 예고 없는 종목 거래 중단 등 수많은 부작용들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무엇보다, 사용자 데이터를 팔아서 수익을 내고 있던 로빈후드의 비즈니스 모델이 밝혀지면서 큰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로빈후드를 통해 주식투자를 하다가 73만 달러를 잃은 20세 대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로빈후드는 누구나 마음껏 화살을 쏠 수 있는 장을 열어두지만, 과녁을 빗나간 화살이 일으킬 수 있는 화에 대해서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이처럼 로빈후드는 ‘서비스가 공짜면 이용자가 곧 상품’이라는 말이 진리라는 사실을 재확인 시켜주고 있습니다. 로빈후드는 규제에 발이 묶일 가능성이 있지만 계속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21세기의 로빈후드는 과연 ‘의적'일까요? 아님 ‘역적'일까요? 로빈후드 창업 비하인드 스토리는 여기서 확인하세요.

더밀크의 시각


우리는 주식과 투자가 공정한 게임이 되어버린 뉴노멀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살아 남고자 각자의 위치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죠. 우리는 ‘오징어 게임'처럼 번호가 적혀진 옷을 입고 있진 않지만, 치열한 경쟁 속에서 매일을 살아내고 있습니다. 내가 왜 이 게임에 참여하는지,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여유조차 부족합니다. 또한 게임에서 종종 패배하기도 하는데, 다시 어떻게 일어서야 할지 모를 때도 있습니다. 세상은 싸우는 법을 가르쳐주지, 지는 법은 잘 가르쳐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징어 게임’에서 할아버지 일남이 치매로 바지에 오줌을 싸자 주인공 기훈이 옷을 벗어 가려주는 장면이 나옵니다. 번호가 적혀진 옷을 입고 매 순간을 생존 경쟁처럼 살던 기훈이 유일하게 자신의 옷으로 누군가를 감싸는 순간이었습니다. 사람이 죽을 때마다 더해지는 게임 상금, 그 늘어나는 금액을 보며 생명을 투자하는 광기 속에서, 무너지는 이들을 발견하고 안아준 ‘마음’에 대한 투자는 삶이란 게임에서 가장 필요한 가치였을 것입니다. 456억원으로도 살 수 없는 것은 바로 사람의 마음입니다.

주식, 부동산, 암호화폐, 그림, 움짤, 음악 저작권 등 이제 세상 거의 모든 것에 투자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왔습니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복리(福利)를 줄 수 있는 ‘마음 투자' 잊지 마시고, 우리들의 마음과 주변을 돌보는 따뜻함에 시간과 정성을 쏟는 오늘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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